시카고 여행 2. 파이브 가이즈와 쉐드 수족관을 가다.

시카고 스트릿

2024.06.09 - [미국생활] - 시티패스 익스플로러패스 올인클루시브패스와 시카고 관광지 정보정리

이 일대는 노스웨스턴 병원이 있는 쪽이다. 나이키 매장과 스타벅스 리저브에서 도보 5분 거리 정도에 있지만 관광할 만한 장소는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도시 구경하며 걷고싶어 구석구석 잘 헤집고 다녔다. 시카고 뿐만 아니라 미국의 도시들은 블록 단위로 잘 개발되어 있어 길 안 까먹고 쏘다니기에 좋다. 나는 US bank 카드 만들기 위해  노스웨스턴 병원 안에도 들어갔었다.

 

시카고 스트릿

저번에 건넜던 다리를 또 건너게 됐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원래는 차가 많이 다니는 곳인데 신호 때문인지 이렇게 다리가 텅 빌 때가 있다. 덕분에 쉽고 이쁘게 사진 찍기에 좋은 장소이다.

 

트럼프 빌딩 뒷방향 근방에 그 유명한 블루보틀 카페가 있다. 물론 블루보틀은 한국에도 있다. 그래도 접근성도 좋고, 줄 없이 동네 카페처럼 편히 들어가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어서 좋다. 동생이랑 나는 이렇게 가까이 블루보틀이 있는지 몰라 주구장창 스타벅스 리저브만 가다가 막판에야 방문하게 됐다. 스타벅스 리저브는 언제 가든 줄을 서야한다. 개인적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 맛은 블루보틀이 스타벅스보다 훨씬 좋았다.

 

파이브 가이즈

점심으로 파이브 가이즈 버거를 먹기 위해 좀 걸었다. 밀레니얼 파크부터 해서 이쪽 주변은 고풍스러운 고층 빌딩들이 참 많아서 거리걷는 맛이 난다. 허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결국 나도 때에 맞춰 밥을 먹어야 하는 인간인 것이다. 멀리서 부터 보이는 매장 안 사람들... 미국인들은 버거를 사랑하고, 시카고 시민들은 파이브 가이즈를 사랑한다. 나도 같이 사랑에 빠져보려 빨간 간판의 파이브 가이즈의 문을 열었다.

 

파이브 가이즈

파이브 가이즈 매장 안에는 이렇게 감자 포대와 땅콩 상자들이 쌓여있다. 이는 감자튀김을 땅콩기름에 튀기는 파이브 가이즈만의 시그니처이기도 하다. 땅콩기름이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바로 옆나라 중국에서는 식용유로 땅콩기름을 가장 많이 애용한다. 미국도 꽤 쓰는 편이다. 땅콩기름은 땅 넓은 나라의 특권인가 보다.

 

파이브 가이즈에서는 땅콩은 원하는 만큼 담아서 먹을 수 있다. 땅콩은 짭쪼롬하게 양념돼 있어 살짝 짜지만 맛있다.

 

버거를 기다리며 편히 땅콩먹고 싶었지만, 파이브 가이즈는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따라서 버거를 기다리면서 해야 될 것은 여유롭게 땅콩 까먹는게 아닌 바로 자리잡기 전쟁이였다. 오전부터 내내 걸었던 우리는 맛있는 버거만큼은 편히 앉아서 먹고 싶었다. 사람들의 수다 소리로 매장은 굉장히 시끄러워 동생과 대화하는데 목소리가 잘 안 들릴 지경이였다. 파이브 가이즈를 오고싶다면 점심시간 딱 맞춰서 오기보단 조금 더 굶고 살짝 늦게오길 추천한다.

 

파이브 가이즈

인테리어는 정말 깔끔하고 이쁘다. 미국스러운 느낌이 물씬난다. 다른 패스트푸드점들과는 다르게  파이브 가이즈는 이렇게 조리하는 모습을 개방적으로 보여준다. 하루에 방문하는 손님도 어마어마하고 조리하는 음식도 기름진 버거와 감자튀김임에도 매장을 꽤나 깨끗하게 운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파이브 가이즈

줄서는건 오래 걸렸어도 버거 자체는 빨리 나왔다. 방금 막 고온의 그릴 위에 잘 지져진 버거는 뜨끈했다. 나오는 속도는 맥도날드랑 비슷함에도 뜨끈한 정도는 파이브 가이즈가 한 수 위다.

 

파이브 가이즈에서는 모든 토핑이 무료이다. 복잡할 것 없이 두 메뉴만 알면 된다. 대표메뉴에는 올더웨이 또는 에브리띵이 있다. 올더웨이는 인기 토핑들이 들어간 기본메뉴이고 에브리띵은 모든 토핑이 들어간 메뉴다. 우리는 올더웨이를 시켰다. 싫어하는 토핑이 있다면 둘 중에 하나 고른 후 원치않는 토핑을 빼달라하면 된다. 

 

파이브 가이즈

은박지를 벗기니 온갖 방향에서 찌그리진 버거가 나온다. 그냥 못 생겼다. 허나, 이는 직원이나 우리가 바닥에 떨궈서가 아니라 원래 이런 것이다. 찌그러진 정도는 받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만약 본인 것이 온전하다면 오히려 직원의 실수이니 직접 꾹 눌러주자.

 

버거를 받고 한 입 먹었을 땐 동생이랑 나랑 정말 육성으로 wow 소리가 나왔다. 고기 패티가 다르다. 소스로 복잡 미묘한 맛을 내려하는 요즘 버거들과는 결부터 다르다. 이 놈은 정통 버거파로 영어론 와일드, 한국말론 야생적인 맛이다. 첨엔 에브리띵이 있는지 모르고 올더웨이를 시킨게 아쉬웠었다. 하지만 진한 고기맛에 집중하고 싶다면 올더웨이가 옳은 선택일 것이다.

 

감자튀김은 감자튀김 맛이였다. 땅콩기름에 튀겼다고 특별한 무엇가가 있거나 하진 않았다. 어쩌면 좀 더 고소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입 속은 진한 고기맛으로 학습돼 있어선지 동생과 나는 잘 못 느꼈다. 다만 감자튀김이 맛이 없었다는건 아니다. 누가 먹어도 포슬포슬하고 신선한 감자튀김이다.

 

고풍스런 빌딩

배부리 먹은 우리의 다음 행선지는 쉐드 수족관이다. 사실 파이브 가이즈에서 쉐드 수족관까지 걸어가는 건 살짝 무리이다. 한 시간 조금 넘게 걸었을 것이다. 쉐드 수족관까지 가는 마땅한 대중교통도 없기에 우버택시를 타는 걸 추천한다. 그럼에도 우린 걷고 또 걸어 수족관에 갔다. 당시의 우리는 멋진 빌딩 숲에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볼 수 있어 만족했으나, 이는 어쩌면 택시비 아까운 나의 가난한 착각이였을 것이다. 

 

빌딩 숲

쉐드 수족관을 한참가던 중 지나쳐온 빌딩 숲을 돌이켜봤다. 오른쪽으로 미시간 호수가 보인다. 한국 땅의 절반 크기의 호수로 미국에서 2번째로 큰 호수이다. 빌딩 숲을 등지고 많은 사진들을 찍었다. 날씨가 흐리지 않았으면 더 좋은 인생샷을 남겼을 텐데 살짝 아쉬웠다.

 

날씨가 흐리건 말건 호수 근처에 조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흔히들 미국하면 비만을 떠올리곤 하는데 이는 절반만 맞는 사실이다. 왜냐면 절반은 비만이고 나머지 절반은 헬스인이기 때문이다. 그 만큼 흐린 날에도 운동에 진심인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쉐드 수족관

드디어 저 앞에 쉐드 수족관이 보인다. 처음엔 클래식한 건물에 저게 수족관인지 박물관인지 긴가민가했다. 한국에서 수족관하면 전부 현대 건물이지만, 쉐드 수족관은 1929년에 완공됐으니 거의 100년이 된 건물이다. 최초의 내륙형 수족관이자 아직까지도 세상에서 제일 큰 실내 수족관이다. 32,000마리의 생물들이 살고 있는 만큼 정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쉐드 수족관

굉장히 멋진 건물이다. 가족단위 방문객이 대다수였고 많은 외국인 관광객도 보였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며 계단 앞에서 기념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쉐드 수족관

3D 영상을 공짜로 봤다. 어린이용 영상으로 우리는 볼 필요가 없었지만 그냥 재미로 시청하였다. 당연히 영어로 된 영상이기에 자녀랑 가더라도 볼 필요는 없다. 어쩌면 영어 공부 중요성을 가르치는데 좋을지도...

 

쉐드 수족관

해파리다.

쉐드 수족관

건너편에도 사람들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보면 크게 빙빙 돌면서 구경할 수 있는데 정말 깊은 바다처럼 잘 꾸며놨다. 사진을 다 올리지 못하지만 정말 볼게 너무 많았다. 쉐드 수족관은 크기가 큰 만큼 아시아, 대서양, 태평양, 아마존 등등 여러 생태계를 나눠서 전시한다. 또한 도마뱀, 개구리, 뱀 등 여러 파충류도 볼 수 있다.

 

정말 좋은 하루를 보냈다. 시카고에 온다면 쉐드 수족관 무조건 가봐야 한다. 오래된 수족관이라 별 기대는 안 했는데 오래동안 살아남으며 발전해온 수족관이라 그런지 오히려 구경할게 너무 많았다. 시간맞춰가면 돌고래 쇼도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돌고래 쇼가 끝난 것이 고마웠다.

 

쉐드 수족관에서 본 빌딩 숲

시카고는 건물로 유명한 도시라고 한다. 수족관 구경을 마치고 이 멋진 도시 파라노마를 봤다. 정말 멋지다만... 다시 저 도시 숲을 헤치고 호텔로 돌아갈 길이 걱정됐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우리는 수족관을 나오고 바로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 갔다. 여기서 부턴 다음 글에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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