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역대 최고치... 앞으로도 오를 이유

비싸지는 구리

 

다시 오는 구리 슈퍼사이클?

최근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구리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양한 산업에서의 수요 증가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구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13년 전 끝났던 구리의 '슈퍼 사이클'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구리 가격의 급등 현황

구리 3개월물 가격추이 (출처: 마이닝닷컴)


2024년 현재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 20%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톤당 1만1000달러에 근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격 상승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슈퍼 사이클'의 재현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구리의 지난 슈퍼 사이클은 2001년부터 2011년 사이로, 당시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구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그 결과, 구리 가격은 톤당 1300달러에서 1만 달러로 거의 8배나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구리 가격은 왜 오르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칼라일 그룹의 제프 커리 에너지 부문 최고전략책임자는 "구리는 30년 넘게 본 것 중 가장 설득력 있는 거래"라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구리 가격을 톤당 최대 1만5000달러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가격과 비교했을 때 약 40%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씨티그룹의 원자재 분석가인 맥시밀리언 레이튼도 "금세기 구리의 두 번째 장기 강세장이 시작됐다"면서 "2~3년 내 폭발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구리의 다양한 쓰임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와 전기 배선 등의 증가에 따라 내연기관에 사용되는 양의 4배인 약 80kg의 구리 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개발협회(CD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구축 시 1MW(메가와트)당 약 27톤의 구리가 사용된다.


구리의 수요 증가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구리는 건물, 전력 케이블 등 기존의 다양한 산업과 전기차, 데이터 센터 등 떠오르는 산업에서 필수적인 소비되는 금속자원입니다. 그러나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구리 광석에는 적은 양의 구리만 포함되어 있고 구리 생산 비용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공급자들이 생산을 무작정 늘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칠레 구리·광업연구센터에 따르면 해당 나라에서 1톤의 구리를 생산하는 데 드는 투자비는 2006년 이후 5배로 뛰었습니다.

투기자금의 유입
트레이더들이 구리를 대거 공매도했다가 예상치 못하게 값이 오르자, 구리를 급히 매수(숏커버)하는 과정에서 구리 가격이 더 상승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컨설팅 회사 우드 매켄지의 구리 리서치 디렉터 엘레니 조아니데스는 "시장이 폭주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몇 달간 엄청난 투기자금이 매수 포지션에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구리 가격 상승에 또 다른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구리는 좋은 인플레이션 헤지수단
FT에 따르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는 가운데 원자재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자산운용사와 헤지 펀드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구리 가격이 톤당 1만 달러를 돌파하며 2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구리가 인플레이션을 대비하는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구리의 미래 전망


세계 경기의 바로미터로 일컬어지는 구리 가격이 톤당 1만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데이터 센터 건설 확대, 미국 전력망 개선 정책 등으로 구리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입니다. 그러나 남미 광산 폐쇄, 중국 제련소의 구리 감산 등으로 공급은 부족해져 구리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2년, 1762MW(메가와트)에서 2029년, 4만9397MW로 폭증할 전망입니다. 구리개발협회(CD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구축 시, 1MW(메가와트)당 약 27톤의 구리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와 전기배선 등의 증가에 따라 내연기관에 사용되는 양의 4배인 약 80kg의 구리를 사용합니다. 이처럼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산업에 구리는 더더욱 많이 필요하게 될 예정입니다.


구리 광산 개발은 허가에만 최소 10년이 걸리며, 사업 타당성 검토, 인허가, 자금 조달, 건설을 거치려면 최소 20년 이상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구리 수요가 증가한다고 해서 광산업체들이 곧바로 구리 공급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구리 가격 상승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구리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씨티은행은 작년 말 구리 가격이 2025년까지 톤당 1만5000달러를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6년 톤당 1만2000달러까지, 골드만삭스는 향후 1년간 1만2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구리 가격의 급등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닌, 수요 증가와 공급 불균형이 맞물리면서 장기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구리는 다양한 산업에서 필수적인 자원으로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구리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고려하며 더욱 높은 수요를 보일 것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구리의 '슈퍼 사이클'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얻고 있습니다.